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김명환 목사

오늘 교회는, 특히 한국개신교회는 개별교회주의, 개인주의, 집단주의에 만연되어 있다. 이로 인해 교회는 공교회성을 상실하고, 특수집단으로 게토화 되고 있다. 또한 교회는 성직자나, 특정인의 사유물로 전락하고 있다. 그것은 오늘 담임목사 세습을 강행하는 교회와, 원로목사와 담임목사, 담임목사와 교인 간에 갈등과 분열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몇몇 대형교회와 다툼이 끊이지를 않는 교회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로인해 교회의 신뢰도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분명 교회는 특정인의 사유물이 아니라, 하나님나라를 위한 예수그리스도의 교회이다. 그리고 법과 질서가 있다.

한국 개신교, 특히 장로교 계통의 교회는 가톨릭과 성공회와 같은 감독제 교회가 아니다. 회중중심의 교회이다. 중앙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개별교회적 전통을 가지고 있다. 장로교 계통의 개별 교회주의가 오늘 한국개신교의 역사 발전과정에 강력한 힘을 발휘해 왔다는 사실에 대해서 누구도 이의가 없다. 전통적 주교제 교회인 감리교를 비롯한 나사렛교회, 루터교회 등도 이제 목회자의 청빙 등이 개별교회로 넘어간 지 오래되었다. 회중교회인 장로교계통의 교회 안에서 목회자 세습을 둘러싸고, 원로목사와 교인간의 갈등을 빚고 있는 것도 회중교회의 원칙에서 벗어난 결과에서 온 것이다.

독일의 경우, 1918년 민주혁명을 통해서 ‘헌법적 교회’가 실현되었다. 여기에는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토마스 뮌처가 이끈 농민전쟁에서 농민들이 요구했던 12개 논제가 큰 영향을 주었다. 혁명 전까지 주교들이나, 영주들은 성직자의 임면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종교개혁 400년이 지나서야 ‘그리스도인의 자유’라는 명제 하나가 실현되었다. 그러나 오늘 한국개신교회는 1918년 이전의 독일교회로 회귀하고 있다. 개별교회의 권리신장을 배경으로 발전한 개신교는 오늘날 개별교회주의가 심각한 문제로 등장했다.

오늘 한국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갈등의 원인은 교회가 개별교회주의, 담임목사의 제왕적 교회로 변질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세계 각국에 전파된 개신교들은 각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특성의 배경을 바탕에 두고 여러 모양으로 발전했다. 그렇다보니 교회의 공교회성과 세계선교의 개방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19세기 세계선교 이전에 유럽과 북미 개신교가 경험한 것이다. 개신교가 공교회성을 상실하면서, 선교자원을 상실하기 시작했고, 교인들은 교회를 떠나고 있다. 그 전철을 한국개신교가 그대로 밟고 있다.
개별교회주의는 신학적, 정치적으로 많은 문제를 남겼다. 신학적으로는 종교개혁정신에서 이탈했으며, 정치적으로는 공교회성을 상실했다. 그렇다보니 이웃교단, 이웃교회에 대해서 매우 배타적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교회당 안에 가두는 우를 범했다. 성전 하나님, 성전 예수님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제 교회는 기도나 드리고, 자신을 수양하는 폐쇄적이며, 은둔자의 집단이 되어버렸다. 오늘 한국개신교인들은 혼자만 구원받고, 하나님나라에 들어가면 된다. 너와 내가 없다. 이웃이 없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분명하게 가르쳐 주었다.

하나님의 나라는 혼자 가는 곳이 아니다. 너와 내가 함께 가야하는 곳이다. 남한민족만 가는 곳도 아니다. 남북한민족, 아니 230여개국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 세계민족 모두가 함께 가야하는 곳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는 공교회성을 회복해야 한다. 공교회성은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에 교회당을 개방하고, 공적 집단으로 지역주민의 삶에 참여,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교회가 잃어버린 교회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며, 잃어버린 선교의 자원을 회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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