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협 대표회장 신신묵 목사

‘몬스테라’라는 식물이 있다. 이 식물은 기이하게도 잎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마치 벌레가 갉아 먹은 것처럼 전체의 잎에 구멍이 나있다. 하지만 이 구멍은 벌래가 갉아먹은 것이 아니다. 키가 큰 나무가 즐비한 열대우림 속에서 생명과도 같은 빛을 골고루 쬐기 위한 특단의 조치이다. 하나의 잎이 받는 빛의 양은 적을지 몰라도, 구멍이 뚫린 것 때문에 빛은 구멍을 타고 좀 더 아래쪽 까지 도달한다. 빛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보다는 스스로 빛의 통로가 되어 나눔을 선택해 ‘몬스테라’ 전체 잎이 골고루 영양분을 얻는 셈이다.

어느덧 올해도 마지막 달력 하나만 남겨놓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한 해의 끝자락을 감성 짙게 느끼는가 하면, 누군가는 본격적인 동장군의 기승을 걱정하기도 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가장 소중하고 뜻 깊은 날이 있는 12월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소외된 우리 이웃들이 가장 싫어하는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12월이다. 그들에게는 12월부터 내년 봄이 오기까지 매서운 추위를 견디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꼭대기에서 모든 빛을 흡수해버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그들에게 돌아갈 빛은 암흑뿐이다. 제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암막을 걷어내기에는 부족하다.

안타깝지만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은 어디로 가고, 빈부의 격차는 끝을 모른다. 갑들의 횡포가 횡횡하고 있으며, 소외된 이웃들의 설 곳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나눔과 사랑은 온데간데없고, 개인이기주의, 물질만능주의, 지역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갈등은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고, 각종 강력 범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하나 되지 못한 국력은 약해질 대로 약해져, 미래는 불투명하기만 하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몬스테라’의 나눔 정신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만일 ‘몬스테라’ 잎이 혼자서 빛을 독차지하기 위해서 욕심을 부렸으며, 울창한 열대우림 속에서 제대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몬스테라’는 욕심 대신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길을 택한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몸에 구멍을 내면서까지 자신보다 낮은 곳에 있는 잎까지 빛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는 그 헌신을 배워야 한다.

분명한 것은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아갈 때 이 나라의 앞날이 밝다는 것이다. 가진 자들이 소외된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과 함께 동행 할 때 나라의 국력은 하나로 뭉쳐 굳건해 진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들에게 보여주신 바로 사랑의 정신을 우리가 오늘의 현장에서 실천에 옮길 때 비로소 살맛나는 세상,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꿀 수 있게 된다.

2018년 마지막 달을 맞아 모두가 행복한 세상 만들기를 위해 발 벗고 나서자. 주변에 소외된 이웃들을 돌아보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꼭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들을 진심으로 우리의 이웃으로 생각해 사랑으로 보살피고, 밥 한 끼라도 함께 하겠다는 생각이면 된다. 각자 처한 형편대로 그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연탄과 쌀, 김치 등을 후원할 수도 있고, 헌혈이나 독거노인들을 위한 이야기 동무가 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기보다, 지금 당장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사랑을 전해야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이제 우리가 몸에 구멍을 뚫어 나보다 더 낮은 곳의 이웃들에게 골고루 빛이 내려가도록 통로역할을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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