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장보연 상담학교수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시고, 모든 동식물을 만들어 아담으로 하여금 이름을 지어주게 했다. 아담은 동물들 중에서 짝을 찾으려고 했다. 그러나 짝을 찾지 못했다. 하나님은 아담을 측은히 여겨 아담이 잠든 사이 갈비대 하나를 취해, 그 갈비대로 하와를 만드셨다. 아담은 하와를 보자마자 내가 찾던 짝 중에 짝이로구나 하며, 기뻐했다. 아담의 갈비대로 하와를 만드셧다는 것은 남자와 여자가 평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초겨울 아직 난방을 시작하지 않은 옷 매장은 가끔 따뜻한 커피가 위안이 될 정도로 약간 쌀쌀하게 느껴졌다. 저녁 퇴근시간으로 옷 매장이 좀 붐비는 시각, 젊은 남자 손님이 들어와 쭈뼛거리며 말했다.

"제 아내가 입을 건데요. 예쁜 재킷 하나 골라 주세요"//"아내 분 체형이 어떤가요? 피부 빛은요?"//"아~ 보통 키에 날씬 하구요. 얼굴은 희고 예뻐요"//"그런데 가격대가 어떻게 되나요?"//"아주 저렴한 것부터 다양하게 있으니 적당한 걸로 고르시지요"

가격 걱정부터 하는 남자 손님의 형편에 맞게 저렴하면서도 따뜻하고 예쁜 재킷을 몇 개 골라 보여 주었더니 제일 화사해 보이는 재킷을 골라들었다.

"아, 정말 예뻐요. 이 옷을 애기 엄마가 입으면 정말 잘 어울리겠어요"//"사이즈가 안 맞거나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드시면 직접 오시라 하세요. 마음에 드시는 걸로 교환 해 드릴게요"

남자는 호주머니에서 꺼낸 봉투에 담긴 10 만원을 내놓고 나머지 잔액은 카드로 지불했다"//아내가 옷 가격을 알면 놀랄까봐서요"//남자는 아주 기분 좋은 얼굴로 몇 번이고 되물었다//"이 옷, 따뜻하겠지요? 예쁘겠지요? 제 아내에게 잘 어울리겠지요?"//기분 좋게 나가는 젊은 남자의 뒷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

다음 날 오후. 아기를 안은 젊은 새댁이 종이 백을 들고 들어왔다. 날씨가 제법 쌀쌀한데 얇은 셔츠만 입은 차림새의 젊은 새댁은 얼굴이 빨개진 채로 종이 백을 내밀며 통명스럽게 말했다.//"이 옷, 제 맘에 안들어서 안 입을래요. 남편 옷으로 바꿔 주세요"//"남편분이 아주 신경 써서 고른 옷인데 마음에 안 드세요?"//"아기랑 집에만 있는 저가 이런 옷이 필요하나요.? 매일 추운데서 고생하는 애 아빠가 입을 옷으로 바꿔 주세요"
본디 말투인지, 말을 퉁명스럽게 하고 있지만 젊은 새댁의 생각을 이미 읽을 수 있었다. 아기 엄마는 옷을 만지다가도 가격표를 보고서는 깜작 깜작 놀랐다.//"제 옷값은 얼마 안 된다고 하던데 남자들 옷은 모두 비싸나요?"//아내 옷은 중간 대 가격이었는데 틀림없이 현찰 10만원 계산한 것은 빼고 카드 영수증만 보여준 듯 했다. 난감했지만 남편의 곱던 마음을 전해 주고 그 가격에 맞은 남자 옷을 보여 주었다.

"미쳤나봐, 내가 이렇게 비싼 옷을 어떻게 입는다고, 자기는 맨날 헌 옷만 얻어다 입고 출근하면서"//혼잣말처럼 내뱉으면서 눈이 젖어드는 젊은 아기 엄마를 보니 매장주인 마음이 먹먹해졌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짧은 혼잣말 속에서 모두 보이듯 했다.//"남편분이 아내에게 이 옷을 꼭 입히고 싶어 했는데, 좋은 방법이 있네요. 50% 세일하는 예쁜 옷들이 마침 몇 가지 있는데 남편 분 것과 아내 분 것 두 벌로 바꿀 수 있겠네요"//"싫어요, 저야 맨날 애기 데리고 다니니까 두꺼운 옷이 필요 없어요"//"그래도 남편이 서운해 할 거예요"

그제야 얼굴이 환해진 아이 엄마는 내가 권해 주는 방한 점퍼를 입어보고 거울 앞에서 앞모습 뒷모습 보아 가면서 입술이 벌어졌다.//"참 예뻐요. 남편분 말대로 그 색깔이 잘 어울리네요."//따스한 남편의 방한복을 담은 종이백을 들고 아이와 함께 점퍼를 입고 나서는 젊은 여인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좋은 남편 만나서 행복하겠어요, 아기 아빠도 좋은 아내 만났고요. 그렇게 서로 위하면서 살면 복 받을 거예요"

그 날 전산에 올라있는 매출액과 실제 판매액은 차이가 제법 났다. 누가 확인 할 것도 아니지만 내 지갑에서 돈을 꺼내 부족한 판매액을 맞추면서 주인의 행복 통장의 잔고가 확~ 올라가고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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