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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기사승인 2020.02.18  10: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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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 14:24

   

한신대 구약학 김창주 교수

구약시대 시간 구분은 지금처럼 명확하지 않다. 특히 밤 시간은 더욱 애매하고 일관성을 찾기도 어렵다. 구약시대에는 이집트의 방식에 따라 세 시간대로 구분하고 신약시대는 로마식대로 네 단위로 분할한 것으로 보인다. 시편을 통해 잘 알려진 ‘밤의 한 경점’은 찰나의 순간으로 오해되기 쉽다. 개역개정의 ‘경점,’ 새번역의 ‘한 순간’ 때문인데 실제로는 야간 순찰조의 근무 단위(시 90:4)로 네 시간 쯤 된다. 추측컨대 이스라엘은 3 교대로 편성된 야간 불침번 제도를 두었고 파수꾼을 두 번 교대하였다. 그 교대 시간이 곧 밤 시간의 기준이 되었다(시 63:7; 119:148).

첫 번째 근무 조는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경비를 맡는다. 초경이다. 그런데 개역성서 <애가>는 ‘초경’으로(애 2:19), <사사기>는 ‘이경’으로 번역하여 마치 다른 시간대인 양 옮겨놓았다. 일관성 없이 번역된 경우다(삿 7:19). 두 번째 불침번은 ‘한밤중’에 경비하는 근무조다. 문자적으로 ‘밤의 절반’이라는 뜻이니 영어의 midnight가 적절한 뜻이겠다. 밤 10시에서 새벽 2시에 해당한다. 어둡기로 가장 깜깜하고 신체적으로 가장 깊은 잠을 자는 시간대이다(출 12:29; 삿 16:3; 룻 3:8; 시 119:62).

세 번째는 새벽으로 새벽 2시부터 아침 6시까지 순찰한다(출 14:24; 삼상 11:11). 문자적으로 보면 아침 교대 반을 가리키며 시간적으로 ‘동틀 무렵,’ 곧 ‘이른 아침’이다. 위 본문의 ‘새벽’은 바로 세 번째 교대 조에 해당하며 동시에 일반적인 시간의 흐름에서 밤과 아침의 중간이 된다. 이른 바 불침번 새벽 조를 신학적으로 눈여겨봐야할 이유는 바로 야웨 하나님의 구원 시간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성서에는 세 번째 파수꾼의 활동 시간에 놀라운 일들을 증언하고 있다. 야경(night watch)의 입장에서 새벽이 마지막 근무라면(시 130:6) 일반인의 입장에서 그 시간은 하루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곧 밤의 어둠이 걷히고 빛이 밝아오는 ‘동틀 무렵’이다. 그리하여 구약에서 새벽은 상징성이 강할 뿐 아니라 다양하게 묘사되고 있다. 예컨대 여호수아가 여리고 성을 무너뜨린 것은 일곱 번째 날 새벽이었고(수 6:15), 사울이 암몬을 향해 진격할 때 세 번째 불침번 시간이었으며(삼상 11:11), 시인은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실 것이라고 확신의 노래를 불렀다(시 46:5).

새벽에 대한 몇 단어 중에 대표적인 낱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샤하르가 동사로는 ‘일찍 찾다,’ ‘열심히 살피다,’ 명사로는 ‘아침,’ ‘시작’을 뜻한다(수 6:15; 욥 38:12; 41:18; 시 57:8; 108:2; 110:3; 139:9; 호 6:3; 욜 2:2; 욘 4:7). 어원은 ‘검다’에서 비롯되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엷은 새벽빛이 감도는 순간이다. 많은 경우 ‘새벽,’ 또는 ‘동틀 무렵’ 등으로 번역되기도 한다(창 19:15; 32:26; 느 4:21; 욥 38:12; 시 110:3; 139:9; 아 6:10; 사 58:8; 호 6:3; 10:15; 욘 4:7).

② 보케르는 대부분 아침으로 옮긴다. 한글성경에는 이따금씩 새벽으로 번역되는 경우는 거의 ‘이른’이란 부사어와 함께 사용되거나(삿 16:2; 19:25; 룻 3:14; 삼상 29:10; 삼하 17:22; 욥 38:7; 시 46:5; 습 3:5), 또한 파수꾼의 교대를 가리키는 아슈무라와 함께 새벽을 의미하기도 한다.

③ ‘빛’을 의미하는 오르가 새벽으로 번역된 예도 몇 차례 나온다(삿 16:2; 느 8:3; 욥 3:9). 여기에 새벽 ‘샤하르’와 연결된다. <이사야>는 ‘새벽 햇살’(새번역)처럼 ‘새벽’과 ‘빛’을 동격으로 표현하여 강조한다(사 58:8).
우리가 세 번째 파수꾼 교대 시간인 ‘새벽’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야곱이 일어나 벧엘에 제단을 쌓은 시간(창 28:18), 모세가 두 돌판을 가지고 시내산에 오른 때(출 34:4), 무엇보다도 출애굽 사건과 관련하여 야웨의 구원 활동이 마치 ‘새벽 햇살’처럼 펼쳐지는 성스러운 시간이기 때문이다. 야웨께서 불과 구름 기둥 사이에서 이집트 군대를 어지럽히시고 이스라엘을 바로의 손아귀에서 건져내신 때가 바로 이 시간대였다(출 14:24). 신약에 따르면 예수의 부활도 역시 ‘해 돋을 때’, 곧 세 번째 불침번이 지키는 ‘새벽’이었으며(막 16:2), 장차 오실 구원자는 아예 ‘새벽 별’로 은유되기도 한다(계 22:16). 야웨는 ‘아침마다 어김없이’ 자신의 공의를 햇빛처럼 비추신다(습 3:5).

김창주 교수 webmaster@kidokline.com

<저작권자 © 기독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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