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덴교회 담임 소강석 목사

“그리운 사람은 아무리 멀리 있어도 보여요 / 숲의 기억은 흐릿해 가도 / 당신을 처음 만난 날의 아침 안개와 / 수풀을 흔드는 서늘한 바람과 / 볼을 스쳐가는 따스한 햇살을 어찌 잊겠어요 / 당신 품에 안겨 산을 내려왔을 때 / 왜 아프지 않았겠어요 / 왜 산이 그립지 않았겠어요 / 그러나 숲의 기억마저도 / 당신을 사랑하는데 허물이 된다면 / 모든 것 다 잊고 / 오직 당신만을 바라보겠어요.”

제가 쓴 ‘난(蘭)’이라는 시입니다.

코로나 이후에 많은 성도들이 국민보건과 방역을 위해서 온라인예배를 드려왔습니다. 물론 우리 교회는 정부의 생활방역 방침과 더불어 보랏빛 사랑주일, 새에덴 예배 회복 D-day, 슈퍼 선데이를 거치면서 많은 분들이 현장예배에 참석하며 예배가 회복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오지 못하는 10~15% 성도들을 그리워하고 보고픈 마음을 담아 쓴 시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 전 분야가 셧 다운되고 한국교회 역시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2개월여가 넘도록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다가 점차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자 정부에서도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면서 출구전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국교회 역시 무너진 예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해서 한교총을 통해서 5월 31일을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로 선언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갑자기 이태원 게이클럽 집단감염 사태가 터지면서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몇몇 교회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교총이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 보도자료를 통해서 제시한 80% 출석의 수치는 이태원 게이클럽 집단감염 사태 이전에 제시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 역시 방향성을 달리하게 된 것입니다.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은 예배의 본질과 가치, 생명을 회복하자는 선언과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어야지 단기적 총동원 주와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을 통하여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원 메시지를 내 보내게 되었고, 원 리더십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반 사회와 타종교에서도 역시 “한국교회는 살아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도전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하버드대학교 로고프 교수의 말대로 한국은 단기방역에는 성공했지만,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방역당국의 물리적 방역만으로는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비가 온다고 언제까지 방안에만 갇혀서 숨어 지내겠습니까? 우산을 쓰고 우비를 입고서라도 나가서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장기전이 되면 경제회복도 중요한데, 경제가 활성화 되려면 우리 사회 속에 심리적 정서적 문화적 영적 종교적 방역이 더 중요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장기전을 대비해서 방역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예배를 회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막화되어가는 정신세계와 황폐화된 영적 세계를 살릴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사람의 내면적 저항인자와 사회적인 항체가 형성이 되는 것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난(蘭)의 마음으로 이번 주는 성도들이 얼마나 올까 기다려집니다. “기존에 왔던 성도들이 안 나올까, 아니면 더 많은 성도들이 나올까.” 그런 난초의 마음으로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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