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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나님 너의 치유자 (출 15:26)

기사승인 2020.05.07  09: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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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구약학 김창주 교수

하나님의 속성을 포함하는 짧은 구문이 믿음의 표어로 곧잘 활용되곤 한다. 이를 테면 여호와 이레(창 22:14), 여호와 닛시(출 17:15), 여호와 샬롬(삿 6:24), 여호와 로이(시 23:1), 여호와 샴마(겔 48:35) 등이다. 만군의 여호와(아도나이 츠바오트)는 앞뒤가 바뀌어 번역되었지 형식은 같고 상당히 친숙한 호칭이다(사 6:3). ‘츠바옷’은 하나님을 보좌하는 천사의 무리를 상징하며 천상회의로 여겨진다(시 89:5-8; 사 14:24-27).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으로도 소개된다(시 89:8). 출애굽기는 또 다른 이름 여호와 라파를 소개한다.

이스라엘이 홍해를 건넌 후 수르 광야로부터 긴 행군에 돌입한다. 마라에 당도했을 때 이스라엘은 한 차례 시험을 겪는다. 사흘 길을 걸어왔으나 마실 물이 없다. 백성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갈증으로 이내 폭발한다. 모세는 하나님께 부르짖는다. 하나님은 한 나무를 가리키며 그 나무를 던져 단물로 바꾼다(25절). 여호와 라파, 곧 치료의 여호와가 여기서 등장하는 것은 어딘지 낯설다. 따라서 그 어원과 용례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근동에서 라파(אפר)는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곧 아람어는 병을 고치다, 이디오피아어는 꿰매다, 아랍어는 수선하다, 짜깁다, 달래다, 등으로 쓰인다. 히브리어 라파는 본래 도처 사막의 짠 물을 마실 수 있게 한 사건에 관련되거나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크다(왕하 2:21-22; 겔 47:8). 구약의 쓰임을 보면 고치다, 깁다(출 21:19)에서 질병의 치료(레 13:18; 14:3; 신 28:27), 의사(창 50:2; 대하 16:12)를 뜻하며, 깨진 항아리가 온전하게 되어(렘 19:11), 하나님의 ‘치료’(창 20:17)와 ‘구원’(시 107:20)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거나(호 6:1; 사 57:18-19; 렘 6:14), 개인의 고통(렘 17:14; 시 41:4)과 아픔(시 147:3)을 위로하고 회복시키는 경우도 있으며, 더 나아가 단순한 의료의 행위를 넘어(렘 8:22), 용서와 축복(사 53:5), 생명의 주관자과 동등한 치유의 회복과 구원(신 32:29)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글 번역은 영어 역본처럼 대부분 ‘치료’(개정, 공동, 새번역)에 머문다. 하지만 영어 cure가 아니라 heal을 쓴 것은 치료(治療)보다 치유(治癒)로 읽을 것을 권유한다. 전자가 누군가 개입하여 질병의 개선이나 회복을 일으킨다면 후자는 자신이 낫고자 하는 의지와 태도에서 비롯된다(요 5:6). 독일어 heilen은 치유의 의미를 중의적으로 함축한다. 곧 치유하다, 온전케 하다, 구원하다를 뜻하는 것처럼 하나님은 온갖 병증의 개선과 치유(heil)를 가리키며 또한 율법과 계명의 순종을 통하여 영적 구원(heil)의 길을 열어두신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치유하기 위한 장치는 25절에 암시되었다. 야웨가 모세에게 한 나무를 ‘가리키신다’(הרי). 이것은 치유의 결정적인 단서다. ‘야라’는 가리키다, 제시하다, 감독하다 등으로 번역되는데 토라(הרות)가 여기서 나왔다.<Sarna, 84> ‘한 나무’는 곧 토라를 상징한다(잠 3:18). 여호와 라파는 25절처럼 쓴 물을 바꾸어 마실 수 있게 한다는 하나님의 놀라운 이적과 동시에 세상의 창조주이자 전능자이며 질병을 치유케 하시는 유일하신 분임을 함께 확인한다(신 32:39). <Houtman, 309>

‘너의 하나님 야웨’는 계약 조문에 적힌 권위적인 표현이고 ‘너의 치유자 야웨’는 칭송하는 용법에 해당한다.<Durham, 369> 마라의 쓴 물을 달게 바꾸듯 순종하는 자의 질병을 고치고 마침내 구원의 기쁨을 얻게 하신다. 야웨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자 온전케 하는 구원자로서 그의 백성에게 여호와의 음성이 들린다. 곧 법도와 율례 곧 율법 등이다(25-26절). 율법을 순종하고 계명을 따르면 각종 악성 종기, 치질, 옴, 습진, 광기, 실명, 정신병 등으로 고통 받지 않을 것이다(신 28: 27-28). 치유자 하나님 야웨가 함께 하신다.

이스라엘이 광야를 통과하는 동안 갈증은 여전히 반복될 터이나 마라의 쓴 경험을 통하여 달콤한 율법을 알게 되었다. 곧 다시 목마르지 않을 샘물이다(요 4:14). 여호와 라파는 낯설고 두려운 광야에서 마주할 온갖 풍토병과 질병에 취약한 이스라엘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안도감을 주는 이름이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과 계약을 아직 맺지 않은 상태에서 치유자 하나님을 먼저 만났다. 여호와 라파는 구원자 하나님을 찬양하는 이름이다.

김창주 교수 webmaster@kidokline.com

<저작권자 © 기독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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